성인기 성숙의 완성
우리가 흔히 '어른이'라고 말하는 성인기의 사람은 미성숙한 삶의 태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어른 즉, 성숙한 삶의 태도를 가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성숙의 개념
성숙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먼저 개인의 능력에 있어서나 자기표현, 사회적 기대, 윤리 및 각 개인의 독특한 상황, 문화의 다양화에 따라 개인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숙된 행동이나 개인의 성숙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주로 인성이론에서 연구되어 왔지만 그 정의는 다양합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는 인생 초기에 결정된 성본능에 기초를 두어, 성적인 충도잉나 공격적 충동을 승화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 성숙하였다고 하며, 신 프로이트학파의 에릭슨은 강력한 자아와의 친교능력을 성숙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습이론에서는 주로 자극과 반응의 연결을 중심으로 하여, 개인이 불안에서 해방되어 체계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곧 성숙이라고 했습니다. 또 자기수용을 성숙이라고 보는 자아이론도 있고, 개인적이고 독특한 행동을 할 수 있으며, 통일된 생의 철학을 소유하고, 자기감을 확충시키는 것을 성숙으로 보는 올포트와 같은 입장도 있습니다.
매슬로우는 사회란 개인의 인간적 발달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 또는 욕구의 실현이 곧 성숙의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신체적 생존을 위해 식욕, 성욕, 안전추구 등의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지만, 이보다 더 고차적인 소속감, 존중의식을 획득하고자 할 때는 보다 인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며, 더욱 더 자아실현을 꾀하고 지적으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경지에서 교호작용을 하며, 우월에 이르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려 들 때 더욱 인간적인 방향을 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하며 사회문화 속에서 자율적 존재가 될 때 그는 성숙된 개인이 되며, 로저스의 견해로서는 자신을 신뢰하고 자기 경험을 수용하는 완전한 기능인이 되었을 때 성인이라고 보았습니다.
2. 성인의 기준
지금까지 주로 인성적인 측면에서 성숙의 개념을 살펴보았습니다. 성인의 정의나 기준은 위에서 살펴본 성숙의 개념에서 도출되며, 그 기준을 충족시킬 때 곧 성인의 정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자기감의 확장
개인으로서 자아 또는 자기는 성숙되고 계발됨에 따라서 무한히 넓고 깊게 확대될 수가 있습니다. 사물이나 사상, 경험에서 전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곧 자기의 잠재력 또는 가능성입니다. 성숙됨에 따라 경험의 영역이 확대되어 구체적이고도 작은 자기는 추상적인 가치, 아이디어로 확대되어 자기 밖의 것과 상호작용 함으로써 끝없이 확장되어 갑니다. 이것은 곧 진정한 참여이며, 참여의식을 느낌으로써 자기가 행동하는 직업, 취미, 종교, 철학이 의미있게 되고, 다양해지며, 자기감 역시 의미있고, 다양하게, 그러면서도 통합되어 작은 자기의 존재가 전보다 확대되어 나아갑니다.
이러한 자기감의 확장은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성숙했다는 표시가 되어, 가족관계를 비롯하여 친족, 교우관계에, 취미나 관심사에 다양한 교류선을 가설해주게 됩니다. 이러한 교류에서 자기의 존재는 존중할 만하고 가치롭고, 여러 가지 일에 필요하다고 의식됩니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란 의식은 자기감의 확장과는 반대방향을 취하며, 사람이나 경험, 관심사, 사물과 아이디어와 상호작용을 하지도 못하고 교류관계를 맺고 자기를 확장시키지도 못한다면 성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2) 정서적 안정성
성인은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입니다. 즉 자기를 승인하고 수용하며, 자신의 약점을 객관적으로 알고 받아들이며, 모든 사람은 얼마간의 약점과 장점을 함께 갖추고 있다고 생각할 줄 알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에게도 약점이 있는 대신, 타인보다 더 나은 장점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기의 약점을 감추려고 왜곡된 방법을 시도하지 않습니다. 자기의 열등감이나 좌절을 건전한 방법으로 극복하려 하며, 건전하게 승화시킬 방법을 찾고, 그런 방법이 없을 때는 억지로 자신을 합리화하려 들지 않습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개인은 건강한 인성을 지닌 성인이기 때문에 불안, 스트레스, 좌절을 견딜 수 있으며, 불만을 참아 내고 억제할 수 있는 내적 통제력을 갖게 됩니다. 자기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자주 화를 내지 않으며, 갈등관계를 건전하게 해결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적 통제력을 갖지 못한 개인은 타인을 자기성장에 방해가 되거나 위협적인 존재로 느끼며, 늘 불안하고, 자기를 믿지 못하며, 어느 때는 자신의 우월감에 흥분이 고조되었다가 금방 열등감을 느끼고, 긴장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는 물론 타인도 믿지 못하는 미성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원만한 인간관계
성인의 기준으로서 또 하나 들 수 있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의 기술입니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으며, 타인과 더불어서야 비로소 존재할 수 있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성숙됨에 따라서 보다 많은 타인과, 보다 다양한 타인들과 굵고 가는 인간관계, 길고 짧은 인간관계를 맺어 가면서 자기감을 확장시켜 나아갑니다. 자기와는 다른 생활철학을 가진 타인들, 사상이나 종교, 흥미나 관심, 인종, 성별, 연령 등에서 천차만별의 타인들과 더불어 살게 되기 떄문에,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어간다는 것은 그 자신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기를 수용하고 신뢰하는 것처럼, 각양각색의 타인들도 수용하고 신뢰할 것을 전제합니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이런 신뢰감은 저절로 생기고, 타인의 결점과 실수도 저절로 수용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성인이 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건전한 개인이 된다는 것, 즉 건강한 인성의 소유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타인에 대해 친숙감을 느끼며, 동정과 연민 그리고 애정을 갖고 표정이나 언어,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표시할 수 있는 능력도 성인의 기준이 됩니다.
에릭슨은 수유기에 형성된 모친과 아기의 관계는 성장한 다음에도 인간과 경험, 그리고 사물에 대한 신뢰감 또는 불신감형성의 기초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친숙감과 따스한 느낌 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결국은 자기감의 확대에도 공헌합니다. 이러한 성인의 속성은 함께 통합되어, 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표시되며, 타인의 복지와 행복에 공헌하게 되고, 그런 태도가 역시 자기의 행복과도 상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타인의 복지가 자기의 행복을 저해한다고 느끼는 개인은 정서적으로 불안정된 아이이며, 자기감의 확대보다는 자기감의 축소, 폐쇄를 도모할 수밖에 없는 미성인입니다.
올포트는 신경증적인 사람의 애정관계는 건강한 인성을 소유한 성인과 크게 차이를 보인다고 했습니다. 신경증적인 사람은 자기가 주는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자 하며, 애정을 줄 때, 이미 받는다는 조건을 전제하며, 주는 것을 의무로 생각하며, 내적으로 발생되는 기쁨이나 희열로서 주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동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합니다. 인간존재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고통이나 열정, 공포, 실패 등을 이해하고 함께 연민하고 아파해 줄 수 있는 능력은 동정에서 비롯되며, 이 공감 또는 감정이입은 자기에게서 인류에까지 자신을 확장시켜 가는 것이 됩니다. 이것을 상상적 확장이라고 하며, 이러한 감정이입 또는 상상적 확장을 통해서 타인을 이해하고, 처벌하지 않고, 비난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경쟁과 협동을 조화시켜 갈 능력을 갖춘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4) 현실적인 지각
성인은 현실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사람과 사물과 경험과 사상은 물론 자기 자신까지도 현실적으로 지각할 수 있기 떄문에,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왜곡하여 추측 상상하지 않습니다. 성인, 즉 성숙한 개인은 미성숙한 신경증환자처럼 자기의 욕구나 공포, 포부를 자기에게 부합시키기 위해서 왜곡하여 지각하지 않습니다.
5) 자기의 객관화
성인은 '너 자신을 알라'는 오래된 격언이 항상 신선한 맛을 지닌다는 진리를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확실히 어렵고 힘겨운 것이지만 객관적으로 자기를 볼 수 있는 감각기관을 개발한다는 것은 자기는 물론 타인을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자기를 객관화 할 수 있는 힘은 자신에 대한 적절한 지식을 갖는 것이며,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실제 그가 어떠하냐에 대한 관계의 통찰을 요구합니다. 즉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실제 그가 어떠하냐에 대한 관계 간에 간격이 좁을수록 그의 성숙도는 높습니다.
또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 자기와 타인이 생각하는 자기와의 관계입니다. 성인은 자기를 객관적으로 지각하는 데 있어서 타인의 평가를 개방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성인은 자기의 불만이나 약점을 타인에게 투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타인들에게도 보다 잘 수용되고 호감을 얻게 되는데, 정확한 자기통찰력 때문입니다.
자기를 객관적으로 지각하는 자기통찰력은 유머감각과 상관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머의 질이나 수준과도 관계가 깊어, 덜 공격적인 태도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실패나 좌절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지도 않고 객관적인 원인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됩니다.
6) 도덕적 인격
콜버그는 인격발달과 인격발달을 촉진시키는 교육방법의 관계를 검토하면서, 아동의 도덕적 판단이나 판단능력이란 자연적으로 발달하는 것인데, 도덕 교육이란 결국 이 자연적인 발달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도덕교육은 정해진 행동패턴이나 규칙을 강요하거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실에 근거하여 여러 가지 판단을 제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성인은 도덕적으로 성숙된 사람입니다. 도덕적 인격을 지닌 성인은 아동처럼 하나의 행위가 모두 나쁘거나 모두 옳은 것으로 생각지도 않으며, 좋지 못한 행동은 비록 외적으로 처벌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벌할 줄 알며, 천재지변 등 자연주의적인 판단으로 처벌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성인은 행위의 의도성ㅇ과 결과를 판단의 근거로 삼을 줄 알며, 자기중심적인 판단을 피하고 타율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도덕적 인격의 소유란 본능적 충동, 감정을 통제하기 위하여 사회적으로 승인된 방법으로 승화하거나 대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분노, 공포, 불안 등도 가치롭고 바람직한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7) 통합된 생의 철학
성인의 인성은 미래지향적이며, 장기목표를 갖고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려 듭니다. 이러한 목표지향적 성인의 태도는 지속적이고 인생이란 목표로 가는 과정으로서 생각하고, 그의 경험과 지식과 기능 등 모든 것을 이 방향으로 통합해 나아갑니다. 물론 목표수립에 있어서도 자기의 능력, 적성 그리고 사회적인 요소를 고려하기 떄문에 허황된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수립하지 않고 무가치한 목표를 수립하지도 않습니다.
그의 인생을 방향지를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한 다음, 그 목표로 가는 도중에 달성해야 할 많은 하위목표, 단기목표를 향해 자기의 전 에너지를 동원할 수 있습니다. 미래사회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하며, 예측을 위해 관련된 정보를 변별하여 수집, 분석하고 종합하여 그의 포부의 방향을 정하여 그 목표방향으로 삶의 철학을 통합시켜 나아갑니다.
생에 대한 통합된 철학은 개인적인 가치에 사회적인 가치를 통합시킨 것이며, 비교적 항구적입니다. 그래서 이 목표방향으로 능동적으로 활동하며, '나는 내가 추구하는 바 바로 그 인간'이며, 청소년기의 미성인처럼 타인을 모방함으로 인한 타인의 삶의 연장이나 타인의 부속물로서의 자기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