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영아)의 인지 발달에 대한 걱정
부모로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대한 걱정은 끊임없는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의 인지 발달은 그들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부모들은 이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데요. 아이의 인지 발달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걱정되는 부분은 발달 지연, 학교 성적, 미래 진로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을 바탕으로 아이의 인지 발달에 도움될만한 내용을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인지
인지(Congnition)란 감각적으로 흡수한 자료를 해석하고 기억해 두었다가 필요에 따라 꺼내어 사고하며 추리하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데 활용합니다. 이것은 환경에 대한 지식과 생각을 획득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인지는 언어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된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언어가 사고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모든 인지가 언어에 의존된다고는 보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영아)의 초기 인지 과정은 정향반응, 주의집중, 습관성, 조건화, 문제 해결, 추리 과정 등이 됩니다.
정향반응
정향반응(Orienting behavior)은 갑자기 나타나는 자극방향으로 향하는 행동입니다. 예들 들어 아이(영아)의 주변에서 다른 자극이 약할 때 갑자기 강한 소리가 나거나 어떤 새로운 자극이 일어나면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서 새로운 상황을 보려고 하는 행동을 정향반응 또는 지향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용하게 엄마와 아이(영아)가 집안에 있을 때, 누군가 큰 소리로 부르면서 집안으로 들어오면 아이(영아)는 그 쪽을 바라보게 되는데, 이런 지향반응 또는 정향반응은 개체의 생존가(Survival value)와 관련 있다고 합니다.
주의 집중
주의 집중(Attention)은 한 개 이상의 여러 자극이 있을 때 어떤 한 개의 자극이나 더러 두 개의 자극에 대해 선택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영아)의 세계에는 여러 자극이 일어나는데, 그런 자극 중에서 특정의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자극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예컨대 아이(영아)는 전화벨 소리나 문 열고 닫는 소리, 가족들의 대화 소리 중에서 자신의 엄마 목소리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은 곧 선택적인 주의 집중이 됩니다. 또 벽에 걸린 그림과 천장의 전등이나 무늬, 가구들 중에서 아기 모빌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집중하고, 손을 뻗쳐 모빌에 자기 손이 닿으려 하면 주의 집중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습관화
습관화(Havituation)는 지향반응이 굳어져서 나타나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자극이 낯설고 새로운 것일 때는 아이가 지향반응을 나타내지만, 그런 자극이 계속적이거나 반복될 때는 지향반응이 사라지고 습관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기침대 위에 아기모빌을 달아놓으면 처음엔 신기해서 주의 집중을 나타내다가 얼마의 시간이 흘러가면 그 모빌에 특별한 주의를 주지 않고 무시하게 됩니다. 이것은 곧 습관화가 되었기 때문인 것이죠. 모빌만이 아니라 영/유아기에 새로운 장난감이나 그림책을 사주면 처음에는 몹시 몰두하다가,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곧 싫증을 느끼게 되는데, 그 이유도 역시 습관화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다양한 장난감을 한꺼번에 주기보다 싫증을 느낄 때마다 바꾸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건화
앞서 설명한 지향반응, 주의 집중 및 습관화는 아이(영아)의 발달과 학습에 부수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대체로 학습을 성장보다는 경험에 의하여 행동이나 사고에 비교적 항구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성장이나 성숙과 관계되어, 성장 및 성숙의 배경에서 학습이 가능해지고 보다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아이는 성장함에 따라 많은 것을 학습하게 되는데 학습은 조건화로써 설명되고 있습니다. 학습이론은 고전적 조건화 및 조작적 또는 도구적 조건화로써 설명되기도 하는데, 영아기와 관련되어 어느 정도의 설명이 가능한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신생아가 출생 직후부터 고전적 조건화에 의해 무엇을 학습할 수 있는지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생후 약 1개월 이내에 조건화가 이루어진다고는 알려져있습니다. 즉 생후 며칠이 지난 아이에게 소리를 조건자극으로 하여 소리에 빠른 반응을 조건화시켰다는 연구보고도 있습니다.
영아의 행동에는 목적성이 없는 행동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영아의 어떤 행동이 무조건자극, 조건자극이 연합되어 이루어진 학습의 결과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특정의 행동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것과 부합되기 때문에 도구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영아의 우는 행동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영아는 불만 때문에 울었지만, 우는 행동이 부모님의 주의와 관심을 끌게 되면 일단 도구적 반응이 일어난 것이고 그것에 강화가 된 셈이 됩니다. 그러므로 이런 도구적 반응에 강화를 받아 영아는 우는 행동을 계속 반복하게 되죠. 그래서 울기만 하면 엄마가 와서 관심 있게 행동해 주리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해결력
영아의 문제해결은 초보적이지만, 초기 형태의 시행착오, 통찰, 가설검증에 의거하여 이루어집니다. 문제해결이란 바라는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장애물을 극복하는 것이므로 학습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문제해결이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는데, 때로는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고 통찰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때로는 체계적인 문제해결 과정에서 가설을 세우고 이를 점진적인 접근으로 검증하기도 합니다.
영아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장애물 뒤에 놓아두었거나, 영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놓아두면 여러 가지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서 해결합니다. 일반적으로 1~2세의 영아들에겐 이런 통찰의 행동이 나타나지만, 그 이전에는 시행착오로써 먼저 문제에 접근하려고 한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추리와 기억
추리(Reasoning)는 기존의 정보에서 법칙을 찾아내 그 법칙에 의거하여 새로운 정보를 끌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학습의 한 형태로 보는 것이죠. 예컨대 영아는 설탕이란 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설탕을 넣으면 음식이 달게 된다는 것을 추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탕'이란 달고 맛있는 것으로만 아는 영아가 '독사탕', '생사탕'이라는 말을 들으면, 모두 먹는 사탕을 얘기하는 줄로 오해하기도 하는데요. 이는 잘못된 추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추리과정의 일반적인 사실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끌어내는 추리가 연역적 추리(Deductive reasoning)이며, 구체적 사실에서 일반적 사실을 도출하는 것을 귀납적 추리(Inductive reasoning)라고 합니다.
아이(영아)의 추리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장 피아제(Jean piaget)는 영아의 추리력은 초기의 감각운동적 조절(Sensori-motor accommodation)에 의해 획득된다고 했습니다. 즉 2세까지를 감각운동기라고 하여, 이 시기 동안 반사행동에서 개념적 사고로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추리력이 획득된다고 본 것이죠.
1세 이하의 영아의 기억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생후 몇 주일만 지나면 엄마의 냄새와 목소리를 타인의 것과 변별하여 내고 기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울다가도 엄마의 냄새를 맡거나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면 울음을 늦추거나 그쳐 가면서 엄마를 기다립니다. 또 생후 3~4개월만 되어도 낯선 사람에게 낯가림을 하지만, 가족들을 보면 반가운 표현을 하죠. 이것은 영아기 기억 발달의 증거로 볼 수도 있습니다.
1~2세 경의 영아에게 아빠가 퇴근시 마다 먹을 것을 주게 되면 이 영아는 아빠가 퇴근하여 현관을 들어서면 곧장 아버지의 가방을 받아 열어보며 먹을 것이나 장난감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이것 역시 기억의 발달 형성으로 볼 수는 있으나, 영아기 기억에 대한 구체적 연구 결과는 보고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이의 인지 발달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
인지, 정향반응, 주의집중, 습관화, 조건화, 문제해결력, 추리와 기억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건강한 인지 발달이 될 수 있을까요? '상호작용'과 '대화'는 당연한 것이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즉 아이의 호기심과 탐구심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러한 경험을 통해 사물의 색, 모양을 인지하고 놀이나 일상 경험을 통해 문제 해결력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영/유아기에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학습이 진행되니 공부를 시키기 보다는 다양한 자극이 발생되는 놀이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