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자녀의 자아 발달 및 양심 발달은 무엇이 중요할까?
다른 분야의 발달에서도 말하지만, 유아기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양육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아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이 시기에는 부모의 한 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가 자녀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유의해야 합니다. 부모는 장난이라도, 자녀에게는 자아 발달 및 양심 발달에 있어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두 가지 발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자아의 발달
1) 개체화된 신체적 자기의식
2세 경의 유아기 자녀는 그 이전에 비해 엄마와의 격리에 심한 불안 반응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다가 3~4세가 되면 애착 대상에서 분리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낯선 사람이나 애착 대상과의 격리에 대해 좀 더 의연해질 수 있으며 부모로부터 개체화가 이루어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개체화는 약 2세 경에 시작됩니다.
유아의 개체화를 뒷받침하는 것은 두 가지 능력의 발달로 볼 수 있습니다. 즉 2세 경부터 사물을 유아기 자녀 스스로 조작할 수 있는 조작능력의 발달과 더불어, 자신이 부모 및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만큼 자아가 발달한 결과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부모가 지금까지 자녀에게 영향을 미쳐 왔으나, 자녀 자신도 부모에게 영향을 줄 능력을 가졌음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시기에 유아기 자녀는 자신이 독립된 신체를 가진 사실을 의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몸을 자신이 통제한다는 것을 알게 되죠. 이 때 유아기 자녀는 자신이 신체를 소유한다는 기본적 인식을 갖게 되어, 자기 신체에서 생기는 변화가 타인의 신체와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지적할 수 있게 됩니다.
흔히 인간의 발달에 있어서 2회의 개체화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3~4세 경의 제1반항기, 두 번째가 사춘기의 제2반항기인데, 모두가 자기개념 및 자기의식의 발달로 전보다는 특이한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 반항기를 거치면서 독립성을 발달시켜 가는 것입니다.
자녀는 2~5세에 자기 신체의 크기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학령기 전에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를 알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 성에 대한 정체의식도 갖게 되는 것입니다. 4~5세 유아기 자녀는 옷을 벗어 보고 성적 관심을 나타내며 부모에게 성에 대해 묻기도 합니다. 이 시기의 남아는 여아가 어떤 잘못을 저질러서 그 벌로 성기가 잘렸다고 생각하기도 하며, 자기의 성기가 잘릴까봐 불안을 느끼는 거세불안 증세를 느끼기도 합니다. 또 부모가 때리면 맞아 죽을까 염려하고 무릎이 깨져도 겁을 먹고 크게 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자율감의 발달
1~3세 경에 이르는 유아기 자녀는 대소변을 통제하는 배변훈련을 받으면서 자기를 통제, 조절하는 자조기능을 발달시키면서, 혼자서 독립적으로 손발을 씻고, 음식을 먹고, 신을 신고, 옷을 벗고, 업는 등의 다른 자조기능도 발달시켜 갑니다. 이러한 자조기능의 발달은 곧 자율감을 성취, 발달시키는 것이 되어 자녀는 더욱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나', '내꺼', '안해', '싫어' 등의 언어를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
3) 성취감의 발달
3~5세 경의 유아는 자기의 몸과 주변의 환경을 능숙하게 조절할 수 있을 때 기뻐합니다. 대소변을 제대로 가렸을 때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성취감 또는 자발성감을 맛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는 나무토막쌓기 등의 놀이를 즐기기도 합니다. 이런 놀이에서 자녀가 제뜻대로 잘 쌓으면 기뻐하고, 잘못하여 실패하면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능숙하게 성취하려고 하며, 잘 안 되면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런 놀이에서 유아기 자녀들은 새 기술을 익히고 그것을 기초로 보다 숙련된 다른 기술을 새로이 배우려고 시도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할 수 있을 때 숙달감을 느낍니다. 이런 성취 및 숙달에 이르고자 하는 욕구는 자기지속적 충동으로서 자기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스스로 끊임없이 시도하고 잘 해낼 때 자기성취감, 자기숙달감을 느끼려는 욕구 때문입니다.
4) 자존감의 발달
자신이 하는 일의 성공을 예견하고 자기에게 가치를 부여하려는 것이 곧 자존감입니다. 자존감은 성취감을 느끼고 자기가 유능하고 능숙하게 무엇을 해낼 수 있다는 데서 발달됩니다. 그래서 양육자가 유아나 아동에게 이런 느낌을 갖도록 실패나 실수에도 벌하지 않고 격려해주고, 잘했을 때 칭찬해 주는 양육태도가 중요합니다. 자존감의 발달은 성숙동기와 도구적 능력의 발달을 촉진하는 요인처럼 부모의 양육태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자존감을 제대로 발달시켜 가면서 자라는 자녀는 적극적이고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자기능력에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5) 자아개념의 발달
연령이 증가됨에 따라 자녀는 자율감, 성취감 및 자존감을 기초로 자아개념을 발달시킵니다. 자아개념이란 자신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입니다.
유아기 자녀가 자기 자신을 유능하고 사랑받으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생각하고 느끼게 되면 긍정적 자아개념을 발달시킬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자녀가 자신을 늘 미움받고 부모나 가족들을 성가시게 하는 존재이며, 무엇이나 잘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부정적 자아개념을 발달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자아의 발달은 전적으로 부모의 양육태도에 달려 있으므로 칭찬과 격려를 많이 사용하고 벌과 비난을 적게 주면서 자녀는 인격체로 존중해주면 건전한 자아개념의 발달을 돕게 되는 것입니다. 자아개념은 사춘기에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되며, 청년기의 자아정체감 발달에까지 이어집니다.
2. 양심의 발달
1) 양심 및 초자아
유아기에는 초보적인 양심, 즉 초자아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부모를 동일시하는 과정에서 유아기 자녀는 부모의 행동과 기대에 의해 부모의 태도, 가치를 자기 것으로 내면화하면서 초자아를 발달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비록 부모가 없는 상황이라도 부모의 기대수준에 합당치 못한 일을 했을 때는 자녀에게 내면화된 부모의 태도, 가치에 비추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곧 유아가 자기행동을 스스로 판단하고 조절하는 내적 모니터를 획득했기 때문입니다. 양심의 싹은 2세 경에 나타나는데, 특정행동을 금지하는 경험으로 학습된 것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다 연령이 증가됨에 따라 보다 포괄적으로 초자아가 발달되어 내면화되어 가는 것입니다.
2) 도덕적 규칙과 사회적 규칙
피아제의 도덕성 발달 이론에 의하면, 유아기는 전인습기인 동시에 성인의 기대에 적합하게 되려고 하는 시기가 됩니다. 이 시기의 유아에게 도덕적 규칙과 사회적 규칙을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즉 오스트레일리아의 전문직 가정 출신의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보육 시설에 다닌 경험이 2년 정도 된 2세 반~4세 반의 남녀 유아와 동일 연령의 보육 시설 신입생에게 도덕적 규칙과 사회적 규칙을 변별하는 정도, 이들 규칙을 위반했을 때 벌의 정도, 보육 시설 경험 유무가 도덕적, 사회적 규칙 이해에 미치는 효과 등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보육 시설의 경험 유무와는 관계없이 유아들은 도덕적 규칙과 사회적 규칙을 구별해 내었으며, 도덕적 규칙을 사회적 규칙보다 더 중요하다고 이해했다고 했습니다. 즉 두 종류의 규칙을 분명히 변별하였고, 도덕적 규칙을 위반했을 때는 사회적 규칙을 위반했을 떄보다, 꾸지람 정도 이상의 심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반응하기도 했답니다. 또한 이 연구는 유아들이 어른의 지시에 따르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판단에 의존하여 사회적 규칙과 도덕적 규칙을 판단하는 경향도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 연구 결과는 5~7세의 아동은 성인의 기준에 적합한지의 여부로써 판단하려 한다는 피아제의 이론에 비추어 볼 때, 그 연령이 훨씬 빨라짐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유아들은 사회적 규칙이 사회적 상황에 따라 꾸지람 정도가 될 수도 있고, 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판단에 융통성을 두었으나, 도덕적 규칙은 사회적 상황과는 관계없이 위배되었을 때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이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보육 시설의 취학 전 교육 경험이 유아들의 사회적 규칙과 도덕적 규칙에 대한 이해와 판단에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취학 전 교육의 경험보다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부모의 양육태도가 유아의 규칙 이해와 판단에 더 크게 작용한다고 가정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는 함께 성장
부모와 자녀는 함께 성장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즉 자녀의 성장 발달 단계를 보며 자신의 유년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고, 미성숙한 부분을 보고 변화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자아발달과 양심발달을 위해서라도 더 성숙한 어른으로서 역할과 책임감 있는 언행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시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자녀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