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인지 발달의 중요성
만 3세~만 5세의 유아기 인지 발달은 자녀의 미래 발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자녀의 인지 발달은 그들이 생각하고 배우는 방식을 형성하며, 사회와 상호 작용하는 능력을 강화합니다. 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로는 '삶의 기본기 형성', '언어 습득', '사회적 상호작용 기술 개발', '자아 개념 형성' 등이 있습니다.
1. 기억발달
3세 경의 유아들에게 장난감이 숨겨진 장소를 "기억해"라고 말하면서 장난감을 숨기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자주 장난감이 숨겨진 장소를 쳐다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2세 경의 영아에게 "기억해"라고 지시를 했을 때와, 이러한 지시를 주지 않았을 때에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만 3세~만 5세 유아는 무엇을 "기억해"라는 말에 주의를 환기시킬 줄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효과적인 기억의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6~7세 경에야 가능합니다. 이때는 비록 제한되고 초보적이지만 대상의 기억에 약간의 전략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유아는 연상의 아동이나 성인에 비해 대상을 기억하는 데 많은 전략을 가지지 못하며, 개별적인 요소들을 보다 일반적인 범주와 관계시키는 범주와 기술과 군집화, 절편화 등을 하지는 못합니다.
아동의 기억은 관계를 다루는 능력과 더불어 발달한다고 주장한 피아제와 인헬더는 기억의 변형에 있어서 발달차원의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피아제와 인헬더의 연구에서는 4세, 5세, 6세의 유아들에게 8개의 크기가 서로 다른 막대를 주면서, 크기가 가장 작은 것에서부터 가장 큰 것으로 배열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배열을 여러 차례 반복하도록 했습니다. 기억에 관한 것을 알아보기 위해 첫째, 그 즉시, 둘째, 1주일 뒤, 셋째, 6개월 뒤에 그 배열양식을 기억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4세 유아들은 전과 똑같이 배열하기 위해 전의 배열양식을 기억해 내는 데 곤란을 보였으나 5~6세 유아들은 보다 정확히 전처럼 배열했습니다. 또 4세 유아들도 6개월 후에는 처음보다 더 잘 기억하며 배열했습니다. 이 실험 연구에서의 결과는 배열에 대한 유아의 기억은 크기가 다른 막대를 순서대로 배열하는 능력이 새로이 발달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억발달에 관한 연구는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다시 말해, 피아제 학파와 같이 기억을 지각, 심상 등과 같이 지능 속에 통합된 것으로 보는 인지발달적 입장이 있고, 행동주의학파의 정보처리 이론과 같이 정보의 투입, 저장, 인출과정에서 일어나는 능동적, 즉각적인 추론 및 이들의 재구성을 강조하는 입장입니다. 피아제는 기억이란 단순히 저장되었다가 인출시키는 경험의 복사가 아니며, 오히려 능동적인 과정으로 처음의 경험이 회상되기 전에 많은 변형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연령이 증가됨에 따라 과거 경험의 단순한 기억은 보다 성숙된 정신적 조작 수준에 따라 재구성됨으로써 기억의 개선이 이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기억을 지속시간에 따라 나누어 보면 감각기억과 단기기억 그리고 장기기억으로 분류됩니다. 어떤 대상을 눈으로 본 다음에 그 대상에 대한 표상이 약 0.25초 동안은 생생히 기억되지만, 0.25초 이후에는 더 이상 간직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이렇듯 짧은 기간 동안만 간직되는 기억이 감각기억입니다. 감각기억에는 성인과 아동 간에 별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단기기억은 최대한 30초 동안 간직될 수 있는 기억흔적이며, 이 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거쳐서 거의 반영구적이라 할 수 있는 장기기억으로 전달되어 저장시켜 감으로써 아동이 가지는 대상에 대한 기억을 안정화시킬 수 있습니다. 성인과 아동 간의 기억화의 차이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에서만 나타납니다.
기억을 위한 전략은 무의미한 철자보다는 유의미한 철자가 더 오래 기억되고, 단순한 유의미의 단어보다는 단어끼리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어구나 어절이 보다 오래 기억됩니다. 또 이들보다도 문장화된 것이 더 오래 더 쉽게 기억된다고 밝혀졌습니다. 즉 아동에게 '개-대문, 호랑이-소, 아이-사과'를 기억시켰더니, '개가 대문으로 도망쳤다', '호랑이가 소를 물었다', '아이가 사과를 먹었다' 등으로 문장화시켜 기억하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두 동그라미 사이의 가로선으로 이어 놓은 그림을 기억시켰더니, 인출된 내용은 안경 모양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기억전략은 안경이 가로선으로 연결된 두 동그라미와 흡사하면서도 무의미한 가로선으로 연결된 두 동그라미보다 안경이 보다 유의미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기억에도 전략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기억과 인출의 과정에서 처리되는 동안 변형이 되기도 합니다.
2. 지각의 발달
5세 이하의 유아는 오랫동안 주의를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에 쉽게 주의가 바뀌어집니다. 그러나 5~7세 경에는 주의집중을 요구하는 과제를 잘 수행하게 됩니다.
유아의 연령이 증가됨에 따라, 유아의 지각은 점차 자극의 부분적인 특징에 얽매이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어떤 자극의 전체적인 구성을 지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미지나 상징 스킴 등의 지각적 단위가 점점 분화되어 가고 또한 풍요로워지게 됩니다. 이러한 지각발달로써 유아기 자녀들은 자신이 지각한 내용에서 상호관련성을 알게 되며, 보다 더 복잡스러운 인지체계로 지각한 내용을 조직할 수도 있게 됩니다.
약 4~10세에는 어느 특정 자극에 대해 선택적 주의가 급속히 발달되는 시기입니다. 그 이유는 중추신경계통의 생물학적 재구성능력의 발달 및 지각대상에 대한 기대의식은 유아의 지각이 보다 효과적이며 정확해질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시기 유아의 지각발달은 이러한 신경계통의 발달에 의거하기도 하지만, 자극의 특징과 동기 그리고 성격요인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즉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때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모습을 크게 그리는 반면, 이 날이 지나버리면 그 모습을 작게 그리게 되기도 합니다.
유아의 지각 발달은 언어 발달과도 관계가 깊습니다. 언어는 지각적 변별에 도움이 되는데, 그 까닭은 언어가 적절한 자극에 대한 선택적 주의를 보다 쉽게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언어 발달은 지각능력을 포함하는 인지 발달에 공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아기에는 그림 지각, 시간 지각, 공간 지각 등도 점차 발달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지각의 발달에는 연령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변수가 되는데, 연령이 증가됨에 따라 유아는 보다 많은 특정 자극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집중할 뿐만 아니라, 또 특정의 어느 대상에 보다 장시간 주의 집중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어진 과제와는 관계없는 2차적, 3차적 지각특징을 무시할 수 없게 되어 지각의 통제력도 발달되어 갑니다. 이러한 지각 발달의 과정에서 어느 대상의 속성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들 속성을 유의미하게 구조화시키는 능력을 갖게 되어 갑니다.
3. 변별력의 발달
유아는 성장해 감에 따라 그의 생활 일상에서 만나는 주위의 여러 대상들을 변별할 수 있는 변별력을 발달시켜 가게 됩니다. 이 변별력이란 곧 여러 대상의 특성 또는 속성을 지각하여 알아내는 능력입니다. 변별이란, 여러 가지 개념을 배우는 학습의 한 방식입니다.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을 가진 초콜릿은 서로 다른 색깔과 모양을 하고 있지만 초콜릿이며, 사과와 배는 서로 다르지만 과일이란 개념에 속한다는 것이 곧 변별입니다. 또한 사과에는 빨간 색깔도 있고, 파란 색깔, 노란 색깔의 사과도 있지만, 모두 다 사과라고 하며, 수박과 참외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이, 이들의 특징과 속성을 지각하고 이들의 차이를 변별할 줄 알고 또 이들의 개념을 배워 가는 것이 됩니다.
이러한 변별력의 학습에 의하여 개념이란 다양한 자극들이 지닌 공통의 특징이나 특성이란 것도 배워 가게 됩니다. 유아는 이러한 개념들은 식별하여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을 배우는데, 이를 변별학습이라고 합니다. 유아기의 변별학습은 연령에 따라 발달적 변화를 보이게 됩니다. 유아기 초에는 붉은 계통의 색은 무조건 붉은색 또는 빨간색이라고 알고 있지만, 같은 빨간색 계통에도 짙은 빨강과 옅은 빨강이 있고, 분홍이나 주황 등의 색깔이 모두 붉은색의 계열에 속한다는 보다 구체적인 식별까지 할 수 있습니다.
변별학습에는 한 가지의 속성이나 특징을 기준으로 변별하기보다 두 가지 이상의 속성이나 특성을 기준으로 삼을 때 변별능력이 더 발달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대상들 중에서 사탕과 사탕이 아닌 것을 분류하면서 검은색 사탕과 검은색이 아닌 사탕을 분류해 내는 능력이나, 동그라미형의 사탕과 막대형 사탕을 사탕이란 기준에서 재분류할 수 있으면 속성과 형태의 두 가지 기준에 따른 변별이 될 수 있습니다. 변별의 외형적인 모양이나 색깔 이외에 기능에 따른 변별은 보다 늦게 발달됩니다. 여러 가지 대상 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란 속성에 따라 분류하면 보다 고차적 변별이 됩니다. 또 여러 가지 대상들 중에서 공부하는 데 사용하는 것과 식사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변별해 내면 이 변별은 기능에 따른 변별이 됩니다. 공부하는 데 사용되는 연필, 자, 필통, 지우개 등은 그 모양이나 색깔이 서로 다르고, 구체적인 기능도 연필은 글씨 쓰기, 지우개는 글씨 지우기, 자는 길이 측정이지만, 공통의 특성을 공부한다는 기능에 둘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별은 고도의 인지 발달의 증거가 됩니다. 그러므로 구체적 조작기에 이르러야 가능하며, 직관적 사고기인 유아기에는 힘든 과제가 됩니다.
이와 같이 외적인 특징에 준거를 둔 변별보다는 내적인 속성인 기능에 준거를 둔 변별은 개념의 발달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개념획득에서 변별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부모가 유아기 자녀의 인지 발달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만 3세~만 5세 유아기 자녀의 인지 발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삶의 기본기를 만드는 데에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기억 발달, 지각 발달, 변별력 발달에 대해 이제는 알게 되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생활에서 부모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요?
그림 그리기, 미로 찾기, 동요 부르기, 퍼즐 맞추기, 숫자 놀이, 역할 놀이, 도형 그리기, 문자 그리기 등의 활동을 통해 인지 발달의 기초를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기의 경우 시각적, 논리적, 언어적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미로 찾기는 문제 해결 능력과 공간 지각 능력이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동요 부르기는 자녀의 기억과 언어 발달을 돕습니다. 퍼즐 맞추기는 미로 찾기와 마찬가지로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시각적 추론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영향을 줍니다. 역할 놀이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상상력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2024.03.19 - [육아] - 만 3세~만 5세 유아기 자녀의 보존개념과 수개념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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