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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의 자아정체감 발달단계 (만 19세 경~만 30세 경)

by 육아 생각 2024. 4. 10.

1. 청년기(만 19세 경~만 30세 경)의 자아정체감 발달단계

청년 초기에는 갓 성인이 된 인간이 겪어야 할 커다란 일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이 뒤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바로 자아정체감을 확립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올바른 결정을 내리거나 혹은 그렇지 못했을 때에도 책임과 실패를 통한 성장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또한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힘도 생길 것입니다.

 

 

2. 청년기의 자아정체감 발달 관련 이론

제임스 마샤(James Marcia)라는 학자는 자신의 학위논문에서 청년기의 자아정체감을 에릭 에릭슨의 이론보다 실질적으로 접근했습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자아의식의 성숙이나 확립은 위기의식과 참여의식으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위기'란 개인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신념이나 직업선택에서 부딪히게 될 때 겪는 것이며, '참여'란 그런 신념에 대해 또는 직업에 대해 자신을 얼마나 깊이 관여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이 두 가지를 에릭슨의 발달이론에 적용시켜 볼 때, 에릭슨의 제5단계인 자아의식 대 역할혼미는 4단계로 다시 분류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1단계 (정체감 혼미의 상태)
    아직 신념체계나 직업전선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어떤 위기감도 느껴 보지 못하여 주체의식이 확립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 2단계 (정체감 미숙 또는 유실의 상태)
    위기의식은 못 가졌지만, 부모나 타인에 의하여 참여의식을 획득한 상태입니다.
  • 3단계 (정체감 유예 상태)
    극한상황적 위기의식에 처하여 자기 주체성 확립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참여의식은 겨우 실마리 정도로 잡고 있는 상태입니다.
  • 4단계 (정체감 성취단계)
    위기의식을 완전히 자기화했으면서 동시에 참여에서는 종교, 가치관, 이성관계, 직장에까지 확립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상의 네 가지 단계는 발달의 순서이나 이 순서를 반드시 거쳐야 되는 것은 아니며, 한꺼번에 2~3단계를 거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여대생의 정체감 연구에서 개인이 자아정체감을 확립하는 것은 직업이나 가치관, 종교의 선택 등을 통하여 발달되고 있음을 발견하였는데, 여대생의 경우는 성문제 등의 위기를 통하여 발달되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정체감 발달단계를 보다 자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청년기의 자아정체감 발달단계 (만 19세 경~만 30세 경)
청년기의 자아정체감 발달단계 (만 19세 경~만 30세 경)

 

 

1) 정체감 혼미단계

이 단계에서는 대부분의 청년 초기에 있는 사람들은 뚜렷한 직업관이나 종교 및 정치관을 갖지 못합니다. 청년은 이 시기까지 어떤 위기도 경험한 적이 없거나 적극적으로 사태와 부딪쳐서 어떤 결정선택을 하려는 의욕도 갖지 못합니다. 보통 청년기 초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에릭슨은 이를 병적으로 보려 하지 않았으나 분명한 문제가 된다고 했습니다. 이런 증세에는 정체감의 미숙, 정체감의 미해결, 마약 중독, 알코올 중독 등 위기의식의 회피, 정신분열, 자살 등 위기의식의 유보 등이 있습니다.

 

정체감의 혼미란 인생을 되는대로 사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자신을 내맡긴 청년이 되며, 간혹 수업 중 어느 이론이 가장 정확하고도 믿을 만한 인생론이냐고 교수에게 묻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의 청년들은 대개 자신의 현재와 과거를 분리시켜 사고하는 경향이 있고 강한 불안이나 긴장감을 느끼며, 자기 태도나 인성에 회의를 품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2) 정체감 미숙 또는 유실단계

얼핏 보아 외형상 정체감을 뚜렷이 확립한 듯 보이나 자기 힘으로 정체감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결함을 지닌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부모님의 사업이나 직업을 이어받아 그 후계자로서 사장이나 의사가 되겠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청년은 늘 가치체계가 고착되어 있거나 변동 없는 태도를 지닙니다. 그러나 타인의 의사나 조언에 얽매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습니다. 한 연구에서 "넌 누구냐?"는 물음에, 첫째로 부모의 아들이나 딸, 둘째로 형제자매의 형이나 언니, 동생, 삼촌이나 고모 혹은 이모, 조카, 셋째로 소년 또는 소녀, 애인 등으로 답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자기와의 관계에서 또는 타인을 통한 자아, 남의 눈에 비친 자신 등에서 자기 의미를 발견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이의 정체감은 자아 아닌 타아가 된다고 했습니다.

 

앞서 말한 그의 연구에서 정체감 유실현상은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 많이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정체감 유실기에 불안이 가장 강하고 권위적인 성향이 심하다고 보고한 그는 정체감 유실자는 대개 아버지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음이 또래집단, 때로는 학교의 규칙이나 집단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예로서 불량배 조직, 히피족 등이 되는데, 정체감 확립이 집단적 정체감으로 변용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집단의 규칙에 자신을 일치시킴으로써 다만 부모에게서 집단으로 옮겨 앉는 것이며, 자립과 자율을 키워 주기보다는 정체감이 유실된 상태가 된 것입니다.

 

흔히 완제품으로서 독재자들의 정체감을 제시하는데, 이것이 곧 청년세대의 정체감 유실 또는 미숙을 낳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체제는 선택의 자유가 있어 완제품이 아니라, 자제품의 정체감에 더 가치를 둡니다. 결국 정체감 미숙 또는 유실은 의사결정과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주체적이 되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3) 정체감 유예단계

정체감 유예란 그 뜻이 비상시 국가가 은행에서의 지불정지를 명령하는 경체학 용어였지만, 에릭슨을 비롯하여 몇몇 학자들이 자신들의 학문용어로 사용해 왔습니다.

 

에릭슨이 사용한 의미는 개인의 성장 발달과정에서 일정 기간 정체를 나타내는 것이었고, 마가렛 미드도 에릭슨이 사용한 뜻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유예기란 일시적인 현상이기보다는 뚜렷한 하나의 단계로 보아, 청년기의 심리적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즉 유예기 동안 개인은 좀처럼 현재의 자기 위치를 바꾸려 들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차원의 가치에 동일시하려고 하는데, 정치적인 개혁사상, 종교적인 개종, 직업적인 전직 등이 예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마샤 역시 1970년 연구에서 미국 대학생의 약 30% 정도가 이 단계에 있는데, 친 권위의식이 낮고 저항감, 자신감, 불안감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4) 정체감 확립단계

정체감 확립단계가 되면 청년은 자아완성의 단계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성인으로서 성숙과 발달이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 있는 청년은 모든 것을 자기에 의해 결정하고 앞으로 종교, 정치작업 등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에서는 그가 수립한 세계관, 인생관, 가치관에 의거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의 조정과 통합을 할 수 있게 되어, 자기만의 미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나는 누구냐?"라는 질문에 대해 "원하는 기업 직장인이 되었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 가장이다"라고 대답하는 예가 바로 이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 이른 청년은 성취욕구가 높고 목적의식이 분명하며 반권위적이고 독립적이고 적응력이 강한 특성을 보인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