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은 연결된 지점이 없이 툭툭 끊어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반면에 선은 끊김이 없이 연속되죠. 그렇다면 아이의 발달 혹은 인간의 성장은 점처럼 비연속적일까요? 아니면 선처럼 연속적일까요? 이것을 인간 발달의 단계설과 비단계설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인간 발달의 단계설
인간 발달에 단계가 있다는 사실에 관련해서 이전 글 발달의 원리에서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먼저 발달에 일정한 순서가 있다는 원리는 한 단계의 발달이 이루어지면 다음 단계의 발달로 옮아간다는 것을 의미했죠. 간단한 예로 아기가 일어서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단계를 거쳐야만 다음의 걷는 단계로 옮아가는데, 이때 일어서는 행동은 걷는 행동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죠. 이것이 곧 인간 발달의 과정에는 일정한 단계들이 있고, 이러한 단계들을 거쳐 발달이 이뤄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결정적 시기에 관련된 학설입니다. 발달의 속도는 어느 시기에는 어느 기능이 급격히 달달하기 때문에 그 시기의 발달에 장애가 생기면, 영구적 결함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즉 발달 과정에는 어떤 결정적 시기가 있어, 그 다음 시기의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발달 과정에는 이렇게 어떤 서로 구분되는 시기, 즉 단계가 있다는 것은 인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별 단계를 어떻게 구분하느냐 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은 문제죠. 예컨대 신체 발달의 단계구분은 인지발달이나 사회성 발달의 단계구분과 다를 수 있고, 정서발달의 단계와도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달의 각 측면마다 발달단계는 다르게 나눠질 수도 있고, 학자마다 서로 다른 발달단계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발달은 양적인 변화인 동시에 질적인 변화이기도 하여, 연령이라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단계를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되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으로 연령을 기준으로 발달 단계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단계설을 수용할 때의 유의점이 있습니다. 발달의 단계란 발달의 여러 측면마다 서로 다르게 나눌 수 있어, 연령을 기준으로 단계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되기도 하다는 것이죠. 즉 '인지발달과정에서 거치는 발달 단계를 성격 발달 과정에서 거치는 단계와 비교해 볼 때 연령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발달 단계의 구별은 편의성이 인정되고 수용되는 것이므로, 인지발달 / 정서발달 / 신체발달 / 창의성,도덕성 발달 등 모두 동일 연령을 기준으로 단계지어질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인간 발달의 비단계설
발달은 연속적이므로 비단계설을 주장하는 학파도 있습니다. 주로 학습이론이 비단계설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단계 이론에서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성장 발달이 일정한 순서에 따라 일어나며, 어떤 행동특징은 그것이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구조가 형성되었을 때, 비로소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인 것이죠. 따라서 각 발달 단계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행동변화로서 구분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학습이론과 같은 비단계설 학파에서는 특정의 행동변화는 어느 특정 단계에 이르러서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다시 말해, '경험과 훈련에 의해 점진적으로 행동 변화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서 질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단계는 없으며, 다만 양적으로 증가되는 발달 곡선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비단계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인간의 발달이 점이냐, 선이냐? 단계설과 비단계설 양쪽의 주장을 보면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아이의 발달, 인간의 발달' 은 제각기 다른 기질, 환경으로 어느 것 하나 맞다고 할 수 없다는 것, 즉 상대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시고 내 아이, 혹은 나와 타인을 비교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내 아이와 내 자신에게 집중했을 때 진정한 문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